지난 주 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시간이 나는 바람에 특별한 계획도 없고 해서
부안의 위도 바로 옆에 있는 작은 섬 식도에 다녀왔다.
바다 날씨나 물때를 생각지 않고 여건이 되면 낚시도 하고 안 되면 ‘그냥 바람이나
쐬고 오지‘ 하는 마음으로 출발하게 되었다.
길다면 긴 2박 3일 일정이었지만 혼자 가는 길이라 텐트와 낚시장비, 그리고
간단하게 끓여 먹을 수 있는 라면만을 챙겼다.
토요일 아침 아들 녀석이 마침 정읍에서 야구게임이 있다고 하여 가는 길에 내려주고
줄포를 거쳐 부안 해안도로를 따라 격포에 도착하니 12시가 되어간다.
위도로 가는 배는 1시,,,
마트로 가 밤에 마실 캔 맥주를 산 후 파출소 옆에 있는 중국집에서 자장면으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고 시간에 맞춰 위도 가는 배에 올랐다.
휴가철이 막 시작되어서인지 배에는 피서를 떠나는 사람과 차량들이 평소보다는 많다.
배에 올라서도 찜통더위는 가시지 않고 습한 바닷바람까지 더해져 몸과 맘이 점점
다운되어 가면서 여행(?)의 설레임을 반감 시켰다.
그나마 새우깡을 따라 몰려드는 갈매기들과의 동행이 다소 위안이 되기도 하였다.
식도는 면적이 너무 작고 해수욕장이 없다 보니 피서객들 대부분이 위도에서 내리고
주민 몇 명과 낚시객 서 너명 만이 나와 함께 내렸다.
식도 분교에 텐트를 설치하고 낚시대를 챙겨서 마을 뒤쪽으로 이어진
숲 길을 따라 걷다가 풍경이 좋아 휴대폰을 꺼냈다.
숲길에는 요런 놈들이 두어 놈씩 짝을 지어 어슬렁 거리며
먹을 거리를 찾고 있는지 돌아 다니고 있었다.
길지 않은 숲길을 지나면 바로 방파제 안의 아담한 크기의
해안가가 나오는데 서해안 대부분의 해수욕장이 모래나 개펄로
이우러진데 반해 자갈이 깔려져 있어 물이 깨끗하다.
해안가 뒤쪽으로 자동차 진입과 텐트 칠 자리만 조성 된다면
한적한 캠핑장소로 ‘아주 그만일 텐디’ 하는 생각을 들게 만드는 곳이다.
물때도 좋지 않고 더더욱 찌는 날씨에 낚시는 무리다.
일찌감치 포기하고 그물 수선하는 뱃사람들과도 서 너 마디 말도 섞어 보고
방파제 앉아서 출항을 앞둔 배와 그 위에서 쉬고 있는 갈매기들과
멀리 보이는 무인도를 물끄러미 쳐다보기도 하면서 해가 넘어가기를 기다리는데.....
문식이 사무실에서 전화가 왔다.
‘저,,,,,,화우성 어머님이 별세 했어요’
어차피 오늘은 돌아갈 수 없으니
분교에 설치해 놓은 텐트로 돌아와 일박을 준비한다.
저녁은 라면,,,,,,
낮에도 면을 먹었지만 허기 탓인지 밥까지 말아서 아주 맛있게 먹었다.....^^.
저녁을 먹고 산책을 한 바퀴 돈 후, 잠을 청하기 위해 의자에 앉아 캔 맥주 한잔 하는데
달려드는 모기들의 공격에 빨리 몸을 피신하여야만 했다.
2박 일정으로 왔으나 갑작스런 부음을 접하고 다음날 일찍 격포로 귀항하였다.
식도는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에나 다시 한 번 찾아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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