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몸살이 걸려 포기할까도 생각했는데
2주전부터 약속이 되어 있는 터라
아픈 몸을 추수리면서 장수의 장안산으로 출발했다.
이맘쯤에 가면 장안산 억새풀이 멋진 장관을 이루고 있을 것이라는
지인의 말과 오르지 않은 산의 동경에
조금은 설레임을 가진 산행이었다.
아들놈의 일로 인하여 시간이 늦어져 장안산 일주는
어려울 것 같아서 왕복 3시간이면
충분하다는 지지계곡의 무룡고개에서 출발하여
다시 돌아오는 코스를 잡았다.
소양에서 익장 고속도로로 접어들어 장수 ic로 나와 논개사당 방향으로
가려는 순간 사무실에서 갑자기 전화가 울린다.
여름에 사무실에서 사과농가와 결연으로 한그루에 10만원씩 분양 받았는데
장수 가는 길이니 따가지고 오라는 전화다.
시간도 빠듯한 것도 아니고 해서 방향을 돌려
장수 사과농가에 도착하여 수확 할 나무를 보니
사과들이 주렁주렁 빨갛고 탐스렇게 열려있다.
사과나무는 키가 크지 않고 조그만 하여
잠깐 동안에 두 상자를 채우니 일이 끝이 나 버렸다.
뒤늦게 도착한 동료에게 사과상자를 인계하고 30분을 달려
무령 고개에 도착, 주차 후 산행을 시작한다.
오르는 길은 가파르지 않아 그냥 산책 삼아서도 오를 수 있는 길로
위험한 길이 없고 중간 중간 산죽나무가 등산로를 감싸고 있는 길이 많다.
감기기운이 심해지면서 머리는 지끈지끈,,,,,,,팔다리가 노근노근 해지는 것이
바로 느껴지기 시작하는데 한번 오르기 시작한 길,,
정신을 가다듬으며 능선을 따라 오르내리며 정상을 향하는데
몸이 아파서인지 생각했던 것 보다 산세도 별로 감흥도 없고
특이할 것도 없는 그저 평범하기한 산처럼 느껴진다.
억새풀이 장관이다는 장소에 도착했는데,,,,‘에게’,,,,,,
집 앞 천변의 갈대 숲 보다도 훨 못하다.
군락이 있는 것도 아니고 듬성듬성 있는데 그것도,,,,
하얀 잎 새들이 다 떨어져서 야위어 초라한 모습으로 부는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아래보이는 산 아래쪽 골밑은 지지리도 길어서
이름이 붙여졌다는 지지계곡이다.
3년전 겨울, 지지계곡을 혼자서 자전거로 찾았을적
바람이 상당이 차가웠고 도로는 비포장으로
눈이 듬성듬성 쌓여 있었는데 무룡고개 정상을 100여미터 앞에 두고
포기하고 다시 돌아가야만 했던 뼈아픈(?)기억이 있다.
손가락이 시려워 한 쪽 손만으로 운전하다가 눈길에 꼬꾸라져
도로가에 방치된 철재시설물과 부딪쳐 한참이나 일어나지 못하고
앉아서 숨을 고르며 멍 때리고 있었던 기억이,,,,-_-,,,,,,,
산에 간다고 하니 급히 준비하고 따라 나선 김 兄 인증 샷,,,,,,,,,,,,,
제일 광활한 위치를 차지한다는 산인데,,,,,
인근이 모두 산으로 이루어져서인지 그리 웅장하게는
느껴지지 않는다,,,나만의 생각인가,,,^^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니 5시다,,,
몸이 좋지 않아 아주 천천이 오르고 내려온 관계로 3시간이 걸렸다.
전주로 오는 길--------
화심에서 저녁을 겸해 따끈따끈한 순두부 한 그릇으로 산행의 피곤함을 떨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