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크리스마스입니다. 어제 오전부터 무섭게 눈보라가 치더니 오늘은 눈부신 햇살이 새하얀 눈을 반짝반짝 비추었습니다. 너무 눈부시고 아름다운 날씨였어요.
이곳 눈은 한국의 함박눈과는 다르게 처음에는 모래알 같은 우박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그것이 눈으로 변하면서 눈 폭풍이 되었습니다.
여하튼 이곳은 무엇이든 크고 강한 것 같습니다. 사람들도 크고, - 키가 큰 사람들도 있지만 몸집이 거대하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습니다 -
햄버거도 크고, 집도 크고, 땅도 크고, 눈이 와도 폭풍으로 오고,,,,헤헤헤.... 사람들 취향도 크고, 간단하고, 단순하고, 투박한 것 같습니다.
섬세하고 정교한 것과는 거리가 멀어요. 그래서 이곳에서는 손으로 하는 것은 무엇이든 그에 대한 값어치를 인정한답니다. 그래서 직업의 귀천을 따지지 않고 사람의 노동을 존중하고
그에 따라 돈을 지불하는 데에도 인색하지 않습니다. 이런 점은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인 듯해요.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진 듯 한데요?! 헤헤헤......
어쨌든 이곳에 눈이 많이 왔습니다. 이곳에서 태어나 거의 40여년을 살고 있는 Jen의 말을 빌리자면, 크리스마스에 이렇게 눈 폭풍이 온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합니다.
이곳은 미국에서도 남부에 속하기 때문에 그리 눈이 많은 곳은 아니거든요. 그래서인지 제설작업이 전혀 없습니다. 고속도로를 제외한 다른 도로들은 전혀 제설작업이 되지
못하고 있어요.
워낙에 넓고 도로가 많다보니 모든 도로를 관리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이곳은 주택가 이면도로가 한국의 넓은 왕복 2차선 도로 정도하니까요. 어제 저녁에는 도로에 도로의 차들이 완전히
막혀서 차안에서 밤을 세워야 하는 사람들도 많았답니다. 아니나 다를까오늘 오후에 가족들과 큰 도로에 나가보니 그냥 주차장이더라구요. 그래서 이곳 사람들이 SUV나
트럭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많은 승용차들이 마치 진흙 땅에 처박히듯 눈에 처박혀 있더라구요. 우리나라 눈과는 달리 얼음 눈 같습니다. 우리나라 눈은 손에 닿으면 곧바로 사르르 녹아버리지만 이곳 눈은 좀 강해요.
그래도 모처럼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만끽해서 좋았어요.
그리고 크리스마스 아침에는 Chris와 Jen, Ben, Franny와 함께 트리 아래에 잔뜩 쌓여있는 선물들을 풀었습니다. 당연히 저도 선물을 받았어요. 장갑과 모자를 받았는데
저의 옷 색깔에 맞춰서 샀더라고요.
이 사람들은 옷을 입을 때 항상 색깔을 맞추거든요. 물론 우리들도 나름 그렇지만 이곳 사람들은 색깔 맞춰 입는 것을 상당히 중시하는 것 같아요. 하하하....
그리고 드디어 아이들이 우리의 한복을 입었습니다. Franny는 드레스라면 환장을 하거든요. 좋아서 어찌할 바를 모르더라구요. 그 이후로 어딜 가든 한복만 고수하고 있습니다.
Ben도 만 고수바지가 을 하크다면서 어색했지만 그래도 적응하는 것 같았어요. 이곳 사람들은 크리스마스에 일년 동안 번 돈을 다 쏟아 붓는 것 같습니다. 물론 자기들끼리도
우스갯 소리로 그런 말을 하더라구요. 이들은 가족뿐만 아니라 이웃들까지 선물을 사서 서로 나눈답니다. 그래서 Ben과 Franny가 받은 선물만 해도 장남감 가게를 차려도 될 것 같았어요.
좀 낭비가 아닌가 싶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저녁에는 Jen의 아버지 John과 어머니 Judy가 저녁초대를 해서 다녀왔습니다. 칠면조 요리에 여러 가지 미국 크리스마스 전통음식을 먹었습니다. Jen은 젊은 사람이어서인지
전통음식 보다는 깡통 요리나 파스타를 즐겨 요리해주는데, Judy의 전통음식이 훨씬 먹기 편했습니다. 저도 어제 그들을 위해 한국음식을 해주었어요. 김밥과 불고기를 해주었는데,
모두들 너무 Crazy하게 먹어줘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특히 불고기를 정말 좋아하더라구요. 당연히 저는 불고기를 한국에서 해보지 않았죠. 그냥 월마트에서 한국 불고기 양념장을 사서
양파와 당근 등을 넣고 볶기만 했을 뿐이예요. 하지만 저도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불고기 양념장이 이렇게 맛있는 줄 몰랐어요. 하하하......
John과 Judy에게도 한국에서 공수한 부채와 스카프를 선물했습니다. Jen과 Chris는 항상 바쁘기 때문에 정신이 없지만, John과 Judy는 항상 저를 위해 음식을 챙겨주고,
특히 John은 의사 출신이고 Judy는 간호사였기 때문에 제가 감기에 고생할 때에도 이들이 저를 많이 보살펴주었습니다. 너무 고마운 사람들입니다.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한 해를 정리하는 연말 기분보다는 모든 것이 새롭다 보니 그냥 정신이 몽롱한 것 같기도 하고, 무엇인가 계속 진행형인 것 같습니다. 모두들 지난 한 해 잘 마무리 하시고
새로운 한 해를 맞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모두 사랑합니다............................................................
오클라호마에서 세령이가...............
2009. 12. 25
옆 집 개와 나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벤
내방 창문
시나몬 과자집
과자집과 나
크리스마스 저녁 식사
한복입은 벤
한복입은 아이들
제니퍼
한복입은 프레니
할머니와 크리스
할아버지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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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림 작품
화이트 크리스마스
희조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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