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해보다 무덥던 여름이 길기만 했는데 계절의 순리에 밀려
어느새 가을의 중반을 넘어서고 있는 듯하다.
천고마비, 풍성해야 할 수확의 계절에 남부지방의 태풍 피해 소식과
잦은 비로 인한 어수선한 날씨에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쾌청한 가을 날씨와 함께 태풍 피해를 속히 극복하고 모두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기대해본다.
베짱이 산악회 오래간만의 산행이다.
지겹게도 무더웠던 여름........잔뜩 움츠리고 있다가
선선한 바람이 부니 서서히 움직여야 할 때라 느꼈는지
고총무의 산행 공지가 올라왔다.
한동안 뜸한 관계로다가 피폐한 몸과 마음을 서서히 끌어
올리기에는 둘레길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완주 소양과 상관면에 걸쳐있는 묵방산(538m)으로 잡혔다.
4시간정도 소요되는 거리로 베짱이 산악회로서는
조금은 긴장되는 중급정도 코스다.......ㅋ....
완주 신리를 거쳐 진안 화심 가는 길 중간쯤에 대원정사 못 미쳐
익산-장수간 다리 밑에 주차 후 8시30분 출발~~~
유명한 산이 아니어서인지 이정표나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지 않다.
등산로 중간 중간 ‘아아 으악새 슬피운다’는 노랫말처럼
듬성듬성 군집을 이룬 억새는 바람에 흔들리며
잎새에서 이는 소리를 가만히 들어보니
'스윽스윽' 슬피 우는 듯도 하다.....ㅋㅋ....
잠시 시선을 멈추고 가을하늘을 배경으로 사진에 담아본다.
땅위에 떨어져 나뒹구는 상수리(도토리??_),,,,
나무에 열린 이름 모를 열매들과
잡풀들 사이 한구석 소박하게 핀 들국화에서
가을이 깊어가고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묵방산 정상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정상 표지석을 못 본 것 같다)
주변에서 제일 높은 곳에 오르긴 올랐다.....ㅎ
정상에서 휴식하면서 기념으로 인증 사진도 남긴다.
(저그가 운장산이고.......저그는 만덕산????....인지 모른다
산이 있으니 그냥 오를 뿐....ㅋㅋ)
가을 첫 산행 점심으로 야심차게 준비한 칼국수.....
대따 큰 말벌들의 축하(?)비행과 함께
베짱이 산악회 전속냄비에 해물을 우려낸 국물, 각종 양념을 넣고
걸쭉하니 끓여낸 칼국수를 ‘후루룩 짭짭, 후루룩 짭짭’
뜨거운 국물 한 모금 들이키게 되면
시원스럽게 목줄기를 타고 내려가면서 위장에 안착(?)될 때의
그 카타르시스........
(고량주 한잔 털어 넣었을때와 거의 견줄만한.....)
자연속에서 느껴지는 원초적인 본능에 감동을 받게 만든다....ㅋㅋ
2차 코스인 라면까지 끓여 모두들 배터지게 먹었다^^;;;
하산길.......다시 뒤돌아 헬기장쪽으로 내려왔어야 했는데
우째,,,,잘못 길을 들어 원화심 마을로 내려오는 바람에
원래 일정보다 두 배나 더 걷게 되는 처지에 놓였지만.......
베짱이 산악회의 체력을 담당하고 있는 이소장님 분연히 나서서
4키로가 넘는 아스팔트길을 혈혈단신 마라톤 신공을 발휘하여
원화심 마을까지 차량을 조달하니 체력고갈로 지친 회원들
환호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하산길에 만난 약초캐는 양반 ‘산악회 같지 않다’는 다분히 베짱이
산악회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말을 들었지만 서도 허리부상으로
고군분투한 고총무님의 노고에 박수를.....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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