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서 하릴없이 대문 밖을 서성거리다가 산에 올랐습니다.
먼저 마을 다리를 지나 마루 뜰로 이어지는 산길로 향했습니다.
눈이 온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앞산은 볕이 들지 않는 곳이라
눈이 수북하게 쌓여 발이 푹푹 빠졌습니다.
등산화가 아니어서 차디찬 눈이 발목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것을 참고 좀더 높은 곳으로 오릅니다.
마을 전경이 쉽게 한눈에 들어오는 곳에서 사진을 한 장 찍습니다.
마을사진 찍기에 이곳은 가깝기도 하지만 경운기가 오르내릴 수 있도록 길을 닦아놓아
오르는데 한결 수월해졌습니다..
아주 오래전 같았으면 길이 좁았어도 토끼 잡으로 가는
길목이라 눈 온 다음날부터 길이 만들어져 있을 텐데...
지금은 산에 오르는 사람이 없어 다녀간 발자국이 보이지 않습니다.
고향을 찾아 온 차량들이 마을 어귀에 너덧 대 주차되어 있지만 인적이 느낄 수 없는
마을은 너무 조용하다 못해 썰렁한 분위기가 이곳에까지 전해져 옵니다..
마을 앞마당이나 냇가에서라도 아이들이 한 둘이라도 보였으면 하는
안타까움이 잠깐이나마 마음을 심란하게 했습니다.
-종평마을 -
앞산에서 내려와 나도 모르게 냇가를 따라 정자가 있는
다리골 쪽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었습니다.
설 연휴 동안 운동을 하지 않고 먹기만 한지라
몸이 무거워진 듯한 기분에 운동이나 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길도 없는 산비탈을 향하여 등산을 시작 했습니다.
몸을 혹사시켜야 뱃살이 좀 빠질 것 같은 생각에
눈이 녹아 흙이 범벅된 급경사 산비탈을 한발 한발
힘들게 오르니 심장이 가파르게 뛰면서 가슴이 턱턱 막히는데
물을 먹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십 보 전진, 십 분 휴식을 반복하면서 정상을 밟고
마을 뒤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가는데
얼마 전에 지나간 듯한 멧돼지와 토끼 발자국만 선명하게 나 있습니다.
멧돼지 발자국을 보니 머리가 쭈뼛해지면서
‘만에 하나 멧돼지와 맞딱뜨리면 어떻게 하지’
‘그럼 재빨리 나무위로 올라가야지’ 하는 생각이 퍼뜩
머릿속을 맴돌며 스쳐지나 가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산이 낮은지라 잠깐 동안 쉼 없이 내려오니
조부모 묘가 있는 동네 뒷동산에 도착했습니다.
- 뒷산 산행코스 -
- 다리골 날망에서 멀리 바라보이는 윗동네 평촌마을 -
- 삼태봉 능선에서 바라보이는 아랫동네 궁동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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