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족

어머님전 고사

by 치돌이 2023. 1. 31.

어머니!

어머니가 돌아가신지 벌써 49일째를 맞이하였습니다.

그리고 해도 바뀌어 2023년이 되었습니다.

그간 잘 지내고 계셨는지요.

매일매일 마음속으로나마 그리워하며 안부를 물었는데

‘잘 지내고 있다’는 답변을 들을 수 없음에 마음만 아플 뿐입니다.

그간 칠일재마다 가족들과 교무님을 비롯한 교도님들이 교당에 나와

다음 생에는 어머니를 걱정 근심 없는 편안하고 행복한 세상에 다시

태어나시기를 간절히 빌고 빌었기에 반드시 그리되리라 믿습니다.

 

췌장암이라는 판정을 받던 날부터 자식들 고생시키지 않고 ‘고통 없이

빨리 갔으면 좋겠다’ 며 입버릇처럼 말씀하셨지요.

그리고 죽음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에도 그리 담담하게 받아들이시던 분이셨지요.

병상에 누워서 그렇게 고통스러워 하시면서도 참고... 참으시며

자식들의 건강과 안위만을 걱정하셨지요.

그런 어머니의 떠나시기 전에 눈가에 주르르 소리없이 흐르던 눈물과

애절하고도 애틋했던 눈망울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지금도 어머니 그때의 모습이 떠오르면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가슴은

먹먹하기만 합니다.

한편으로 아버지와 자식들만 남겨놓고 혼자 가기 서럽고

그리워서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고....

홀로 남아계신 아버지와 사랑하는 자식들 걱정에 인연의 끈을

쉽게 놓지 못하고 부여잡고 싶으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뒤돌아보면 어머니는 고생고생만 하시다가 떠나셨습니다.

살아생전 정말 치열하게 가족들을 위해 사셨습니다.

인생 느즈막이 가족들과 가끔씩은 즐겁고 행복한 날도 있었지만

너무 늦은 것 같아서 항상 마음이 무겁기만 했습니다.

 

아버지와 자식 뒷바라지하며 가슴 졸이며 힘겹게 살아온 날들에 대해

어찌 말로 다할 수 있을까요!

일생동안 찾아드는 잦은 병에도 굴하지 않고 버티고 버텨오셨는데

췌장암이란 무서운 병마와 싸워보지도 못하고 그리 쉬이 가신게

너무나 안타깝고 비통하기만 합니다.

 

마지막 여생을 편안하고 행복하게 지내시다가 보내드려야 했는데

자식 된 도리를 다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만 남습니다.

시골집에 들어서면 어머니가 쓰시던 침대며, 화분이며

손때 묻은 물건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머니가 집에 계신 것 같은 분위기에 사로잡힐 때가 있습니다.

이제는 그 모습을 볼 수는 없겠지만 어머니의 체취며 흔적들은 그대로

남아 있으니 아버지와 가족들은 어머니와 함께 있는 것이라 믿고

잘 살아갈 것입니다.

 

이생에서의 어머니와의 만남은 가족들 모두 축복된 인연이었다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봄에 꽃이 피고 겨울이 되면 낙엽이 되어 자연으로 돌아가듯이

인생도 만남과 헤어짐이 당연한 이치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어머니와의 인연 또한 돌고 돌아서 다시 이어지리라 굳게 믿어봅니다.

그때까지 어머니를 잊지 않고 오래도록 기억하겠습니다.

저희들로 인해 조금의 미련도 뒤돌아보는 마음도 갖지 마시고 편안한

곳으로 가셨다가 인연을 따라 다시 오시리라 믿습니다.

어머님 편히 쉬시옵소서.......

 

 

 

'가족'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딸아이 결혼..........  (0) 2023.09.13
부산 여행.....  (0) 2023.04.03
긴물찻집........  (0) 2021.08.26
밀양박씨 사문진사공파 승재공 후손....  (0) 2015.09.06
월미도...헤이리....  (0) 2015.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