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회사 단체산행 계획에 앞서 사전답사 차원에서 선발대로 지리산 둘레길을 다녀왔다.
저질체력에 너무 오랜만에 가는 산행이라 동행에 피해를 줄 것 같아 선뜻 따라 나서기가
두렵기도 했지만 답사에 참가하는 선수들을 보니 뒤쳐진다거나
행여 다른 길로 접어들어 고문관 행세를 해도 너그러이 이해해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산행코스나 산행에서 일용할 양식(?) 준비를 할 필요가 없으니 홀가분하게
산행에 동참할 수 있었다.
9시가 좀 지나서 전주 시내도로를 가로질러 임실을 경유하는 남원간 17번국도를
거침없이 달려 남원 주천면에 도착, 둘레길 1코스가 시작되는
내송마을 입구에 차량를 주차하고 차에서 내려 신발끈을 동여 메었다.
소나기가 예상되어서인지 가는 내내 하늘에는 하얀 뭉게구름과 먹구름이
서로 싸움이라도 하는 듯 밀려왔다 밀려가기를 반복했지만
구름사이로 파란 하늘도 간간히 보이고 비는 바로 올 것 같지 않아 상쾌한
발걸음으로 초입에 들어섰다.
들녘의 논에는 모가 부쩍 커서 짙은 녹색으로 물들어 가고 밭에서 활짝 핀 도라지 꽃들에게서
오늘의 산행에 대한 설레임과 함께 가벼운 위안을 받는다.
일상의 지루함과 권태에서 벗어나는게 얼마나 행복한지를 느끼게
해주는 시간이기도 하다.
둘레길이니 느긋하니 발걸음을 내딛는다.
마른 입을 적시기엔 시원한 맥주에
대적할만한 음료는 없는듯 하다,,-_-,,
주천면 소재지,,,
둘레길이라 생각하고 만만하게 생각했는데........
제대로 된 둘레길를 만나는 산 허리까지 오르는데는 땀 좀 흘려야 했다.
고도를 실감케 하는..ㅎ...갈지자로 이어지는 길을 만나서는
가쁜 숨을 고르기 위해 쉬엄쉬엄 올라야만 했다.
산중턱에서 시작되는 길에서부터는 힘이 들지 않아 여유가 생기고 표정도 밝아졌다.
평지를 걷는 듯 사드락사드락 숲속의 기운을 온몸으로 느끼며 걷다보니
나도 모르게 콧노래가 금방이라도 나올 것 같았다.
힘들게 올라온 보람이 느껴진다^^,,,
회덕마을 다다르기 전 아름다운 수형을 뽐내고 있는 노송 한그루,,,
"헬기를 사...말어 ! "
1코스 중간쯤에서 구룡폭포 가는 길로 내려와서 점심을 먹으려 적당한 장소를 찾다가
구룡교 옆 펜션아래 작은 폭포가 있는 평상처럼 넓적한 바위에서 자리를 잡았다.
캔맥주를 안주삼아 컵라면과 김밥으로....진수성찬이 부럽지 않았다.
점심을 먹고 구룡폭로 향하여 출발~~
구룡사 가기전 천룡암,,,,구룡폭포 바로 위쪽이다.
아홉 마리의 용이 노닐던 곳이라고 해서
구룡계곡....
구룡폭포에서 육모정까지 4키로에 이르는 구간은 감탄사 절로 나오게 만들었다.
‘왜 이제서야 와보았을까’ 하는 새삼 놀라게 한 산행이었다.
기암괴석과 어우러진 크고 작은 폭포와 소가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데
수려한 풍광에 말을 잃고 자연과의 교감을 느끼게 해주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육모정에 도착하여 아이스께끼 하나씩을 물고 차량으로 복귀하는 차에
30여분간 소나기가 무섭게 퍼붓기 시작했다.
바로 이어서 계곡에서 피하라는 사이렌 소리도 울리기 시작하고
산행객들은 비를 피해 분주해지기 시작하고 우리도 정신없이 우의를
챙겨 입었지만 거센 소나기에 신발은 이미 젖고 모두가 주차 장소까지
가기에는 무리일 듯 싶었다.
별수 없이 공단 건물 처마 밑에 머물다가
희생양(?)의 도움으로 소나기를 피해 귀환길에 올랐다.^^,,
지리산을 빠져나와 17번 국도에 들어서니 노면이 말라 있는 것으로 보아
전혀 비가 오지 않았다.
산이 높고 골이 깊은 산행시에는 준비할 게 많다는 걸 깨닫게 한 산행이었다.
임실 사선대에 평상에서 삼겹살로 이른 저녁을 먹고
전주에 도착하여 시원한 맥주로 산행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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